나에게는 '존재의 테이블' 이라고 남몰래 부름직한 앉은뱅이 탁자가 하나 있다. 노트 한권을 올려 놓으면 꽉차버리는 아주 작고 둥근 탁자인데, 나는 그걸 마루 한구석에 놓아두고 그 앞에 가 앉고는 한다. 모처럼 혼자 오롯하게 있는 날, 나는 무슨 의식이라도 준비하는 사람처럼 실내의 전등을 다 끄고 볕이 가장 잘 들어오는 창문 쪽을 향해 그 테이블을 가져다 놓는다. 그러고는 두 손을 깨끗이 씻고 차 한잔을 그 옆에 내려놓고 앉는다. 그렇게 테이블 위에서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아니면 그저 멍하게 앉아 있노라면 마음의 사나운 기운도 어느정도 수그러드는 것이다. 어쩌면 아주 드물게 찾아오는 그 순간을 위해 나머지 시간들을 소란스러움 속에서도 살아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나는 그 테이블을 인도 여행중 어느 토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