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소설 4

<산거족> 줄거리, 김정한

※ 산에 사는 사람들. 마삿등 판자촌에 살고 있는 황거칠 씨는 마을에 수도가 들어오지 않자 직접 산의 물을 끌어다 마을의 물 걱정을 해결한다. 그때 친일로 부를 쌓은 집안의 호동팔이 등장하여 산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재판에서 진 황거칠 씨는 물 사용권을 빼앗겨 버린다. 이어 강제 철거가 시작되고 이 과정에서 울분을 참지 못한 황거칠 씨와 동네 청년들이 경찰에 연행된다. 강제 집행을 방해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나온 황거칠 씨는 새로운 우물을 파기로 하고, 마침내 국유지 산에다 새로운 우물을 파고 수도를 연결한다. 그러나 이것 역시 국유지를 불하받았다는 산 임자가 나타나게 되고 다시금 수도 시설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다. 이를 지키기 위해 황거칠 씨는 다방면으로 노력하게 되고 다시 재판까지 가게 되지만 총..

<금 따는 콩밭>, 김유정

땅속 저 밑은 늘 음침하다. 고달픈 간드렛불, 맥없이 푸르끼하다. 밤과 달라서 낮엔 되우 흐릿하였다. 겉으로 황토 장벽으로 앞뒤좌우가 콕 막힌 좁직한 구뎅이. 흡사히 무덤 속같이 귀중중하다. 싸늘한 침묵, 쿠더브레한 흙내와 징그러운 냉기만이 그 속에 자욱하다. 곡괭이는 뻔질 흙을 이르집는다. 암팡스러이 내려쪼며, 퍽 퍽 퍼억. 이렇게 메떨어진 소리뿐. 그러나 간간 우수수 하고 벽이 헐린다. 영식이는 일손을 놓고 소맷자락을 끌어당기어 얼굴의 땀을 훑는다. 이놈의 줄이 언제나 잡힐는지 기가 찼다. 흙 한줌을 집어 코밑에 바짝 들여대고 손가락으로 샅샅이 뒤져본다. 완연히 버력은 좀 변한 듯싶다. 그러나 불통버력이 아주 다 풀린 것도 아니었다. 밀똥버력이라야 금이 온다는데 왜 이리 안 나오는지. 곡괭이를 다시 ..

<개구리> 줄거리, 김성한

개구리들은 제멋대로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날짐승들이 독수리를 왕으로 모시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얼룩이는 우리도 지도자를 뽑아서 질서를 가진 동물이 되자고 제안하지만 초록이는 이에 반대한다. 사자를 위시한 산짐승들의 떼를 보고는 개구리들은 올림푸스 산의 제우스 신에게 가서 개구리의 지도자를 보내 달라고 한다. 제우스는 개구리의 그러한 생각이 '노예 근성'에서 나온 것이라고 비난한다. 그러나 개구리들이 계속 지도자를 원하자 보내 주겠다고 한다. 그후 연못에 통나무가 굴러온다. 초록이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도가 아니라, 편의라면서 통나무 위에서 즐겁게 지낸다. 이에 불만을 가진 얼룩이는 다시 제우스를 창아가 개구리의 총의를 조작해서 고하고 황새를 지도자로 데려온다. 얼룩이는 재상이 되어서 개구리들..

<겨울 나들이> 줄거리, 박완서

중견화가인 남편을 둔 나는 아틀리에에 들렸다가 딸의 초상화를 그려주는 남편을 보게 된다. 인물화는 그리지 않던 남편이 딸을 그려주는 모습에 야릇한 질투심을 느낀다. 딸의 초상화를 그려주는 자상한 아버지의 모습이라기보다는 연인 같다는 느낌까지 들자 나는 질투심에 사로잡혀 남편에게 투정을 부리듯 여행을 갔다 오겠다고 말한다. 딸과 남편은 뜨악하게 보면서도 만류하지는 않는다. 이렇게 나는 여비를 두둑이 받고 온천이 많은 곳으로 여행을 간다. 관광호텔의 온천을 전전하다가 아무 버스나 올라타고 이름모를 호숫가에 내린다. 삭막한 겨울만큼이나 황량한 마음을 녹일 곳을 찾다가 허름한 여인숙에 들어가게 된다. 여인숙 아주머니는 지나칠 정도로 고개를 굽신거리며 친절하게 맞이해 준다. 꽁꽁 언 몸을 보더니 안방으로 안내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