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수능/국어 - 현대소설

<겨울 나들이> 줄거리, 박완서

의대 가고싶은 샐리 2022. 9. 12. 03:42

중견화가인 남편을 둔 나는 아틀리에에 들렸다가 딸의 초상화를 그려주는 남편을 보게 된다. 인물화는 그리지 않던 남편이 딸을 그려주는 모습에 야릇한 질투심을 느낀다. 딸의 초상화를 그려주는 자상한 아버지의 모습이라기보다는 연인 같다는 느낌까지 들자 나는 질투심에 사로잡혀 남편에게 투정을 부리듯 여행을 갔다 오겠다고 말한다. 딸과 남편은 뜨악하게 보면서도 만류하지는 않는다.

이렇게 나는 여비를 두둑이 받고 온천이 많은 곳으로 여행을 간다. 관광호텔의 온천을 전전하다가 아무 버스나 올라타고 이름모를 호숫가에 내린다. 삭막한 겨울만큼이나 황량한 마음을 녹일 곳을 찾다가 허름한 여인숙에 들어가게 된다. 

여인숙 아주머니는 지나칠 정도로 고개를 굽신거리며 친절하게 맞이해 준다. 꽁꽁 언 몸을 보더니 안방으로 안내해 준다. 그 안방 구석에는 연신 도리질을 하는 노파가 있었으며, 나는 도리질을 하는 노파를 유심히 쳐다보면서 손님방으로 옮겨 몸을 녹이다 스르르 잠이 든다. 주인 아주머니가 깨우는 소리에 일어나 점심상을 먹으면서 노파의 도리질이 혹시나 자신이 못마땅해서 그런 것인지를 물어보게 되고, 주인 아주머니는 그렇게 25년간 도리질을 하고 있다면서 긴 한숨 같은 지난 이야기를 해준다.

6 · 25 동란 때 일어난 발작 증상이라면서 그 동란 때의 일을 들려준다. 동란 때 젊은 면장이었던 아주머니의 남편은 피난을 미처 가지 못해서 숨어서 살아야만 했다. 처음에는 집에 숨어 있었지만 시절이 하수상하고 누가 누구를 신고하고 서로 죽이고 죽는 시절이라서 저 멀리 아주머니의 친정으로 피신을 시켜 놓는다. 그러고나서 아주머니는 고지식하고 순박한 시어머니(노파)가 낯선 사람들의 물음에 있는 그대로 말할 것 같아 누구든지 낯선 사람이 아들 소식을 물어보면 무조건 모른다고 말하라고 신신당부하고 연습을 시킨다.

그렇게 매일같이 모른다를 주입하던 어느 날, 평화스러운 마을에 쌕쌕이라고 하는 전투기의 기총 소사와 총소리 포탄 소리가 나기 시작하더니, 인천상륙작전으로 인민군이 거의 떠나게 된다. 그 사이에 성질 급한 아주머니의 남편이 집으로 돌아왔고, 혹시나 해서 얼마동안 집안에 숨어 지내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몰라요. 몰라요. 정말 난 모른단 말예요."라는 소름이 쫙 끼치고 간담이 서늘해지는 처참한 비명이 밖에서 들려오고, 그 소리에 아주머니와 남편은 경황도 없이 마당으로 나갔다가 총 든 인민군에게 남편은 그 자리에서 죽게 된다. 이후에 시어머니는 실성을 해서 '모른다'는 소리를 하며 도리질을 멈추지 않았다. 아주머니는 시어머니를 극진히 모시면서 회복하게 했지만 도리질만큼은 멈추지 않는다고 한다.

점심값과 방값 800원을 넘는 1천원을 지불하고 나가려고 했는데, 아주머니는 연신 굽신거리며 고마워하면서 이 돈으로 서울을 가겠다고 한다. 그 이유를 들어보니 서울에 있는 대학교 다니던 아들 녀석이 묶던 하숙집 주인에게서 편지가 왔는데, 1주일이 넘도록 아들이 하숙집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당장 서울에 가고 싶지만 노잣돈이 없어서 전전긍긍할 때 내가 준 1천원이 노잣돈이 되어 서울에 가 볼 수 있게 되었다고 고마워 한다. 그렇게 오후 버스를 타고 나와 여인숙 아주머니는 서울로 함께 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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