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 우리 동네 구자명 씨
일곱 달 된 아기 엄마 구자명 씨는
출근 버스에 오르기가 무섭게
아침 햇살 속에서 졸기 시작한다
경기도 안산에서 서울 여의도까지
경적 소리에도 아랑곳없이
옆으로 앞으로 꾸벅꾸벅 존다
차창 밖으론 사계절이 흐르고
진달래 피고 밤꽃 흐드러져도 꼭
부처님처럼 졸고 있는 구자명 씨,
그래 저 십 분은
간밤 아기에게 젖물린 시간이고
또 저 십 분은
간밤 시어머니 약시중 든 시간이고
그래그래 저 십 분은
새벽녘 만취해서 돌아온 남편을 위하여 버린 시간일 거야
고단한 하루의 시작과 끝에서
잠 속에 흔들리는 팬지꽃 아픔
식탁에 놓인 안개꽃 멍에
그러나 부엌문이 여닫기는 지붕마다
여자가 받쳐 든 한 식구의 안식이
아무도 모르게
죽음의 잠을 향하여
거부의 화살을 당기고 있다
======================================
* 시집 여성해방출사표 - 여성사연구 5연작
* 고정희 시인은 지리산에서 실족사. 한국 여성인권에 의미있는 족적을 남긴 시인.
* 구자명씨 : 직장, 가사, 육아 : 피로 누적 ( 관찰자가 서술 )
* 구체적 서술, 반복, 심화 => 피로 누적을 잘 보여줌
* 구체적 자연물 : 진달래, 밤꽃 => 사계절 구체화
* 행간 걸침 ( 중의적 ). 흐드러져도 꼭 - 꼭 부처님처럼
* 부처님처럼 졸고 있는 => 자비, 희생
* 팬지꽃 아픔 ( 화려한 꽃이지만 대가 약하고, 흔하게 널린 꽃.. 흔한 여자의 삶 )
* 안개꽃 멍에 ( 희고 소박하고 아름다운 꽃.. 다른 꽃을 돋보이게 하는 꽃 )
* 구자명 씨( 고유명사 ) -> 여자( 보통명사 ) 확장 => 보편성, 우리 사회의 가정들
* 죽음의 잠 : 피로에 의한 깊은 잠 : 피폐해진 삶 ( 불합리, 부조리의 삶 )
{ 비판적 주제 뒷받침해주는 표현들 }
* 비유적, 상징적
* 추측, 연민 바탕의 진술
* 개별 -> 보편 (확장)
* 현재형 시제 사용 (진행형이다, 생동감있게 생생하게 전달)
* 통사 구조 반복
'22수능 >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진 <웰컴 투 동막골> (0) | 2021.06.21 |
---|---|
김채원 <겨울의 환(幻)> (0) | 2021.06.18 |
이상 <날개> (0) | 2021.06.18 |
신석정 <들길에 서서> (0) | 2021.06.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