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수능/국어 - 고전시가

<사미인곡>, 정철

의대 가고싶은 샐리 2022. 9. 11. 14:07
원문
현대어 풀이
이 몸 삼기실 제 님을 조차 삼기시니,
ᄒᆞᆫᄉᆡᆼ 緣分(연분)이며 하ᄂᆞᆯ 모ᄅᆞᆯ 일이런가.
나 ᄒᆞ나 졈어 닛고 님 ᄒᆞ나 날 괴시니,
이 ᄆᆞ음 이 ᄉᆞ랑 견졸 ᄃᆡ 노여 업다.
平生(평ᄉᆡᆼ)애 願(원)ᄒᆞ요ᄃᆡ ᄒᆞᆫᄃᆡ 녜자 ᄒᆞ얏더니,
늙거야 므ᄉᆞ 일로 외오 두고 글이ᄂᆞᆫ고.
엇그제 님을 뫼셔 廣寒殿(광한뎐)의 올낫더니,
그더ᄃᆡ 엇디ᄒᆞ야 下界(하계)예 ᄂᆞ려오니,
올 적의 비슨 머리 얼킈연디 三年(삼년)이라.
臙脂粉(연지분) 잇ᄂᆡ마ᄂᆞᆫ 눌 위ᄒᆞ야 고이 ᄒᆞᆯ고.
ᄆᆞ음의 ᄆᆡ친 설음 疊疊(텹텹)이 ᄡᅡ여 이셔,
짓ᄂᆞ니 한숨이오 디ᄂᆞ니 눈믈이라.
人生(인ᄉᆡᆼ)은 有限(유ᄒᆞᆫ)ᄒᆞᆫᄃᆡ 시ᄅᆞᆷ도 그지 업다.
無心(무심)ᄒᆞᆫ 歲月(셰월)은 믈 흐ᄅᆞ듯 ᄒᆞᄂᆞᆫ고야.
炎凉(염냥)이 ᄯᅢᄅᆞᆯ 아라 가ᄂᆞᆫ ᄃᆞᆺ 고텨 오니,
듯거니 보거니 늣길 일도 하도 할샤.
東風(동풍)이 건듯 부러 積雪(젹셜)을 헤텨내니,
窓(창) 밧긔 심근 梅花(ᄆᆡ화) 두세 가지 픠여셰라.
ᄀᆞᆺ득 冷淡(ᄂᆡᆼ담)ᄒᆞᆫᄃᆡ 暗香(암향)은 므ᄉᆞ 일고.
黃昏(황혼)의 ᄃᆞᆯ이 조차 벼마ᄐᆡ 빗최니,
늣기ᄂᆞᆫ ᄃᆞᆺ 반기ᄂᆞᆫ ᄃᆞᆺ 님이신가 아니신가.
뎌 梅花(ᄆᆡ화) 것거 내여 님 겨신 ᄃᆡ 보내오져.
님이 너ᄅᆞᆯ 보고 엇더타 너기실고.
ᄭᅩᆺ 디고 새 닙 나니 綠陰(녹음)이 ᄭᆞᆯ렷ᄂᆞᆫᄃᆡ,
羅幃(나위) 寂寞(젹막)하고, 繡幕(슈막)이 뷔여 잇다.
芙蓉(부용)을 거더 노코 孔雀(공쟉)을 둘러 두니,
ᄀᆞᆺ득 시ᄅᆞᆷ 한ᄃᆡ 날은 엇디 기돗던고.
鴛鴦錦(원앙금) 버혀 노코 五色線(오ᄉᆡᆨ션) 플텨 내여,
금자ᄒᆡ 견화 이셔 님의 옷 지어 내니,
手品(슈품)은ᄏᆞ니와 制度(졔도)도 ᄀᆞᄌᆞᆯ시고,
珊瑚樹(산호슈) 지게 우ᄒᆡ 白玉函(ᄇᆡᆨ옥함)의 다마 두고,
님의게 보내오려 님 겨신 ᄃᆡ ᄇᆞ라보니,
山(산)인가 구롬인가 머흐도 머흘시고.
千里 萬里(쳔리 만리) 길흘 뉘라셔 ᄎᆞ자갈고.
니거든 여러 두고 날인가 반기실가.
ᄒᆞᄅᆞ밤 서리김의 기려기 우러 녤 제,
危樓(위루)에 혼자 올나 水晶簾(수졍념) 거든 말이,
東山(동산)의 ᄃᆞᆯ이 나고 北極(북극)의 별이 뵈니,
님이신가 반기니 눈믈이 절로 난다.
淸光(쳥광)을 쥐여 내여 鳳凰樓(봉황누)의 븟티고져.
樓(누) 우ᄒᆡ 거러 두고 八荒(팔황)의 다 비최여,
深山窮谷(심산궁곡) 졈낫ᄀᆞ티 ᄆᆡᆼ그쇼서.
乾坤(건곤)이 閉塞(폐ᄉᆡᆨ)ᄒᆞ야 白雪(ᄇᆡᆨ셜)이 ᄒᆞᆫ 빗친 제,
사ᄅᆞᆷ은 ᄏᆞ니와 ᄂᆞᆯ새도 긋쳐 잇다.
蕭湘南畔(쇼상남반)도 치오미 이러커든
玉樓高處(옥루고쳐)야 더욱 닐러 므ᄉᆞᆷᄒᆞ리.
陽春(양츈)을 부쳐 내여 님 겨신 ᄃᆡ 쏘이고져.
茅詹(모쳠) 비쵠 ᄒᆡ를 玉樓(옥루)의 올리고져.
紅裳(홍샹)을 니믜 ᄎᆞ고 翠袖(취슈)를 半(반)만 거더,
日暮脩竹(일모슈듁)의 헴가림도 하도 할샤.
댜ᄅᆞᆫ ᄒᆡ 수이 디여 긴 밤을 고초 안자,
靑燈(쳥등) 거른 겻ᄐᆡ 鈿空篌(뎐공후) 노하 두고,
ᄭᅮᆷ의나 님을 보려 ᄐᆡᆨ 밧고 비겨시니,
鴦錦(앙금)도 ᄎᆞ도 챨사 이 밤은 언제 샐고.
ᄒᆞᄅᆞ도 열 두 ᄯᅢ ᄒᆞᆫ ᄃᆞᆯ도 셜흔 날,
져근덧 ᄉᆡᆼ각 마라 이 시ᄅᆞᆷ 닛쟈 ᄒᆞ니,
ᄆᆞ음의 ᄆᆡ쳐 이셔 骨髓(골슈)의 ᄭᅦ텨시니,
扁鵲(편쟉)이 열히 오나 이 병을 엇디 ᄒᆞ리.
어와 내 병이야 이 님의 타시로다.
ᄎᆞᆯ하리 싀어디여 범나븨 되오리라.
곳나모 가지마다 간 ᄃᆡ 죡죡 안니다가,
향 므든 날애로 님의 오ᄉᆡ 올므리라.
님이야 날인 줄 모ᄅᆞ샤도 내 님 조ᄎᆞ려 ᄒᆞ노라.
이 몸 생겼을 때 임을 좇아 생겼으니,
한평생의 연분임을 하늘이 모를 일이던가.
나 하나 젊어 있고 임 하나 날 사랑하시니,
이 마음 이 사랑 견줄 데가 전혀 없다.
평생에 원하오되 함께 지내자 하였더니
늙어서야 무슨 일로 외로이 두고 그리는고.
엊그제 임을 모시고 광한전에 올랐더니
그 동안에 어찌하여 하계에 내려왔느냐.
올 적에 빗은 머리 헝클어진지 삼년이라.
연지분이 있지마는 누구를 위하여 곱게 할꼬.
마음에 맺힌 설움이 첩첩이 쌓여 있어
짓는 것이 한숨이고 지는 것이 눈물이라.
인생은 유한한데 시름은 끝이 없다.
무심한 세월은 물 흐르는 듯 하는구나.
더위와 추위가 때를 알아 가는 듯 다시 오니
듣고 보고 느낄 일도 많기도 하구나.
동풍이 건듯 불어 쌓은 눈을 헤쳐 내니,
창밖에 심은 매화 두세 가지 피었구나.
가뜩이나 냉담한데 그윽한 향은 무슨 일인고.
황혼의 달이 쫓아와 베갯머리에 비치니,
흐느끼는 듯 반기는 듯 임이신가 아니신가.
저 매화 꺾어 내어 임 계신 데 보내고 싶구나.
임이 너를 보고 어떻다 여기실꼬.
꽃 지고 새 잎 나니 녹음이 깔렸는데,
비단 장장이 적막하고 수놓은 장막이 비어 있다.
연꽃 휘장을 걷어 놓고 공작 병풍을 둘러두니,
가뜩이나 시름 많은데 날은 어찌 길었던고.
원앙 비단을 베어 놓고 오색실 풀어내어
금으로 만든 자로 재어 임의 옷 지어내니,
솜씨는 물론이거니와 격식도 갖추었구나.
보석 지게 위의 백옥함에 담아두고
임에게 보내오려 임 계신 데 바라보니,
산인가 구름인가 험하기도 험하구나.
천리만리 길을 누가 찾아갈꼬.
가거든 열어 두고 나를 본 듯 반기실까.
하룻밤 서리 김에 기러기 울며 갈 적에
높은 누각에 혼자 올라 수정발을 걷으니,
동산의 달이 뜨고 북극의 별이 보이니
임이신가 하여 반기니 눈물이 절로 난다.
맑은 빛을 쥐어 내어 궁궐에 부치고 싶다.
누각 위에 걸어두고 온 세상 다 비추어,
깊은 산골에도 대낮같이 만드소서.
천지가 얼어붙어 막히고 흰 눈이 한 빛깔인 때,
사람은 물론이거니와 날짐승도 그쳐 있다.
소상강 남쪽도 추위가 이렇거든
임 계신 곳이야 더욱 일러 무엇하리.
봄기운을 부쳐 내어 임 계신데 쏘이고자 한다.
띳집 처마에 비친 해를 대궐에 올리고자 한다.
붉은 치마를 여며 입고 푸른 소매를 반만 걷어
해 질 무렵 긴 대나무에 헤아림도 많기도 하구나.
짧은 해가 쉬이 지어 긴 밤을 꼿꼿이 앉아,
푸른 등 걸어둔 곁에 전공후 놓아 두고,
꿈에나 임을 보려 턱 받치고 비껴 있으니,
이불이 차기도 차구나, 이 밤은 언제 샐꼬.
하루도 열두 때 한 달도 서른 날,
잠깐 동안 생각 말아 이 시름 잊자 하니,
마음에 맺혀 있어 뼛속까지 꿰쳤으니,
명의가 열이 와도 이 병을 어찌하리.
아아, 내 병이야 이 임의 탓이로다.
차라리 사라져서 범나비 되오리라.
꽃나무 가지마다 간 데 족족 앉았다가,
향기 묻은 날개로 임의 옷에 옮으리라.
임이야 나인 줄 모르셔도 나는 임을 좇으려 하노라.

 

'2023 수능 > 국어 - 고전시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산십이곡>, 이황  (0) 2022.09.28
<강호사시가(江湖四時歌)>, 맹사성  (0) 2022.09.18
<면앙정가>, 송순  (0) 2022.09.11
<만분가>, 조위  (0) 2022.09.11
<상춘곡>, 정극인  (0) 2022.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