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시가에서 부재하는 임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작품들을 살펴보면 주로 임을 연모하며 간절한 기다림의 자세를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이들 작품에서 시적 화자는 이별 후에 만나지 못한 임을 기 다리며 임이 돌아오기를 바라는데, 꿈이라는 매개를 통해 현실에서 만날 수 없는 임과 잠시라도 소통 하려고 하는 갈망을 드러낸다. 다음은 꿈속에서 임을 찾아가겠다는 발상을 통해 임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을 품격 있게 노래한 시조 이명학의 「꿈이 단니는 길이」이다.
꿈에 단니ᄂᆞᆫ 길이 ᄌᆞ최곳 나량이면
님의 집 창(窓)밧기 석로(石路)ㅣ라도 무듸리라
ᄭᅮᆷ길히 ᄌᆞ최 업스니 글을 슬허 ᄒᆞ노라
[A]의 초장과 중장은 여류 시인인 이옥봉의 한시 「자술(自述)」의 3행과 4행 ‘꿈속 넋 만약에 자취 있다면 / 문 앞 돌길 모래로 변하였으리.’와 상당히 유사한 내용이다. 이를 통해 부재한 임에 대한 그 리움을 노래한 시가에서 임과 일시적으로 소통하기 위한 매개로 꿈이 활용되는 관습이 있었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近來安否問如何 요사이 안부를 묻노니 어떻게 지내시나요?
月到紗窓妾恨多 달 밝은 사창엔 소첩의 한이 가득합니다.
若使夢魂行有跡 만일 꿈속의 넋에게 자취를 남기게 한다면
門前石路已成沙 문 앞의 돌길은 이미 모래가 되었겠지오.
이옥봉의 한시 「자술(自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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