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수능/국어 - 고전시가

<금루사(金縷詞)>, 민우룡

의대 가고싶은 샐리 2022. 9. 30. 11:22
원문
현대어 풀이
靑鳥(청조)는 아니 오고 杜鵑(두견)이 슬피 울 제
旅館 寒燈(여관한등) 寂寞(적막)ᄒᆞᆫ듸
온 가슴에 불이 난다
이 불을 뉘 ᄭᅳ리오 님 아니면 ᄒᆞᆯ ᄭᅵᆯ 업고
이 병을 뉘 곳치리 님이라야 扁鵲(편작)이라
ᄆᆡᆺ친 ᄆᆞᄋᆞᆷ 외사랑은 나는 졈졈 깁건ᄆᆞᄂᆞᆫ
無心(무심)ᄒᆞᆯ 손 이 님이야 虛浪(허랑)코도 薄情(박정)ᄒᆞ다
三更(삼경)에 못든 잠을 四更(사경)에 계오 드러
蝶馬(접마)를 놉히 달녀
녯 길흘 ᄎᆞ자 가니
月態花容(월태화용)을 반가이 만나보고
千愁萬恨(천수만한)을 歷歷(역력)히 ᄒᆞ렷더니
窓前 碧梧(창전 벽옥) 疎雨聲(소우성)에
三魂(삼혼)이 흣터지니
落月(낙월)이 蒼蒼(창창)ᄒᆞᆫ듸 三五小星(삼오소성) ᄲᅩᆫ이로다
어와 내 일이야 진실로 可笑(가소)로다
너도 ᄉᆡᆼ각ᄒᆞ면 뉘웃츰이 이시리라
黃玉京(황옥경)에 올나 가셔
上帝(상제)ᄭᅴ 復命(복명) ᄒᆞᆯ 제
이 말ᄉᆞᆷ 다 알외면 네 죄가 즁ᄒᆞ리라
다시곰 ᄉᆡᆼ각ᄒᆞ여 回心(회심)을 두온 후에
三生 宿緣(삼생 숙연)을 져ᄇᆞ리지 말게 ᄒᆞ라
청조는 아니 오고 두견새 슬피 울 제
여관방의 차가운 등 적막한데
온 가슴에 불이 난다.
이 불을 뒤 끄리오. 임 아니면 끝이 없고
이 병을 뉘 고치리 임이라야 편작이라.
맺힌 마음 외사랑은 아는 점점 깊건마는
무심한 이 임이야, 허랑하고 박정하다.
삼경에 못든 잠을 사경에 겨우 들어
나비처럼 하늘 위로 말을 달려
옛길을 찾아가서
달 같고 꽃 같은 이 반가이 만나보고
천만 시름 역력히 풀어내려 했더니
창 앞의 벽오동에 성기게 오는 빗소리에
삼혼이 흩어지니
지는 달이 아득한데 서너 작은 별뿐이로다.
어화, 내 일이야, 진실로 우습구나.
너도 생각하면 뉘우침이 있으리라.
황옥경에 올라가서
옥황상제께 이승의 일 다 아뢸 제
이 말씀 다 아뢰면 네 죄가 무거우리라.
다시금 생각하며 마음을 돌린 후에
삼생의 인연을 저버리지 말게 하라.

 

[B]는 조선 영조 때의 선비 민우룡이 지은 「금루사(金縷詞)」라는 가사의 일부로, 제주를 방문한 작 자가 그곳에서 연분을 맺은 기생 애월과의 만남과 헤어짐, 그녀와의 이별로 인한 고통을 노래한 염정 가사이다. 사대부인 작자가 자신이 실제 겪은 기생과의 사랑을 다루었는데, 작품의 내용을 살펴보면 여기에서도 화자가 이별하여 볼 수 없는 임을 일시적으로 만나는 매개로 꿈이 활용되고 있다.

 

 

※ 다음은 금루사 전문이다.

원문
현대어 풀이
어와 져 娘子(낭자)ㅣ야 내 말ᄉᆞᆷ 드러보소
烟化(연화)에 뭇쳐신 宿緣(숙연)이야 이즐소냐
洛浦仙女(낙포선녀) 보랴ᄒᆞ면 前生(전생)에 네 아닌다
南關(남관) 布衣(포의)도 白面生(백면생)인
仙客(선객)인줄 뉘 알니오
蟠桃(반도) 春色(춘색) 瑤池宴(요지연)에
도적ᄒᆞᆫ 이 네언마는
與受(여수)를 同罪(동죄)ᄒᆞ니
너와 나와 謫下(적하)로다
蒼茫(창망)ᄒᆞᆫ 九點烟(구점연)에
參商(삼상)이 난호이니
碧海水(벽해수) 洋洋(양양)ᄒᆞ야
一帶 銀河(일대 은하) 되어 잇다
너도 나를 보랴 ᄒᆞ면 八岑(팔잠)이 疊疊(첩첩)ᄒᆞ고
나도 너를 보랴 ᄒᆞ면 三山(삼산)이 杳杳(묘묘)ᄒᆞ다
平生(평생)에 恨(한)이 되고 寤寐(오매)에 願(원)ᄒᆞ더니
玉皇(옥황)이 感動(감동)ᄒᆞᆫ지 仙官(선관)이 斗護(두호)ᄒᆞᆫ지
太乙(태을)의 蓮葉船(연엽선)에 風帆(풍범)을 놉히 달아
六鰲鬚(육오수)에 ᄇᆡ를 ᄆᆡ고 瀛洲山(영주산)에 드러오니
仙區 物色(선구물색)은
琪樹(기수)와 瑤花(요화)로다
風景(풍경)도 됴커니와 好因緣(호인연)이 더욱 됴타
芙蓉顔(부용안) 柳葉眉(유엽미)ᄂᆞᆫ
前生(전생)과 ᄒᆞᆫ 빗치오
緣雲鬢(연운빈) 玉雪肌(옥설기)ᄂᆞᆫ
塵態(진태)가 전혀 업다
定遠樓(정원루) ᄇᆞᆰ은 ᄃᆞᆯ에 月姥絲(월모사)를 자아내야
鸚啼燕語 花柳節(앵제연어 화류절)에
楚臺雲雨(초대운우) 多情(다정)ᄒᆞ니
人間(인간)에 四月 八月 天上(천상)에 七日일다
사랑도 그지업고 態度(태도)도 가즐시고
娼條 冶葉(창조 야엽)은
王郞(왕랑)의 玉檀(옥단)인ᄃᆞᆺ
舞袖 纖腰(무수 섬요)는
小游(소유)의 驚鴻(경홍)인ᄃᆞᆺ
淸楊(청양)은 眞眞(진진)이오
丹脣(단순)은 娉娉(빙빙)이라
깁흔 사랑 고은 態度(태도) 比(비)ᄒᆞᆯ듸 전혀 업다
綠水春波(녹수 춘파) 깁흔 곳에
노는 鴛鴦(원앙) ᄯᅥ 잇ᄂᆞᆫ ᄃᆞᆺ
紅葩瓊蘂(홍파경예) 灼灼(작작)듸
나는 胡蝶(호접) 머무ᄂᆞᆫ ᄃᆞᆺ
芙蓉帳(부용장) 들리후고 合歡夢(합환몽)을 일울 적의
羅衫(나삼)을 후려잡고 細語(세어)로 ᄒᆞ온 말ᄉᆞᆷ
靑山(청산)이 不老(불로)ᄒᆞ고 綠水(녹수)ㅣ 長存(장존)이라
前生 此生(전생 차생) 굿은 연분 百年으로 긔약ᄒᆞ고
後生(후생)에 갈지라도 ᄯᅥ나지 마오리라
너는 주거 弄玉(농옥)이오 나는 주거 子晋(자진)이라
남기되면 連理枝(연리지)오 고기되면 比目魚(비목어)라
山盟海誓(산맹해서) 깁히 ᄒᆞ고
天定佳緣(천정가연) 밋엇더니
新情(신정)이 未洽(미흡)ᄒᆞ야
中道改路(중도개로) 무ᄉᆞᆷ일고
山鷄野鶩(산계야목) 本情性(본성성)이
路柳墻花(노류장화) 도로 되니
芳盟(방맹)도 浮雲(부운)이오
사랑도 春夢(춘몽)이라
城中(성중) 一步地(일보지)예
三千 弱水(삼천 약수) 茫茫(망망)ᄒᆞ니
靑山眉(청산미)는 細柳腰(세류요)는
뉘게 뉘게 獻態(헌태)ᄒᆞ여
金步搖(금보요) 碧甸環(벽전환)은 어듸어듸 노니ᄂᆞᆫ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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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鳥(청조)는 아니 오고 杜鵑(두견)이 슬피 울 제
旅館 寒燈(여관한등) 寂寞(적막)ᄒᆞᆫ듸
온 가슴에 불이 난다
이 불을 뉘 ᄭᅳ리오 님 아니면 ᄒᆞᆯ ᄭᅵᆯ 업고
이 병을 뉘 곳치리 님이라야 扁鵲(편작)이라
ᄆᆡᆺ친 ᄆᆞᄋᆞᆷ 외사랑은 나는 졈졈 깁건ᄆᆞᄂᆞᆫ
無心(무심)ᄒᆞᆯ 손 이 님이야 虛浪(허랑)코도 薄情(박정)ᄒᆞ다
三更(삼경)에 못든 잠을 四更(사경)에 계오 드러
蝶馬(접마)를 놉히 달녀
녯 길흘 ᄎᆞ자 가니
月態花容(월태화용)을 반가이 만나보고
千愁萬恨(천수만한)을 歷歷(역력)히 ᄒᆞ렷더니
窓前 碧梧(창전 벽옥) 疎雨聲(소우성)에
三魂(삼혼)이 흣터지니
落月(낙월)이 蒼蒼(창창)ᄒᆞᆫ듸 三五小星(삼오소성) ᄲᅩᆫ이로다
어와 내 일이야 진실로 可笑(가소)로다
너도 ᄉᆡᆼ각ᄒᆞ면 뉘웃츰이 이시리라
黃玉京(황옥경)에 올나 가셔
上帝(상제)ᄭᅴ 復命(복명) ᄒᆞᆯ 제
이 말ᄉᆞᆷ 다 알외면 네 죄가 즁ᄒᆞ리라
다시곰 ᄉᆡᆼ각ᄒᆞ여 回心(회심)을 두온 후에
三生 宿緣(삼생 숙연)을 져ᄇᆞ리지 말게 ᄒᆞ라
어화, 저 낭자야 내 말씀 들어보소.
세상에 묻혔을 들 지난 인연을 잊을쏘냐.
낙포 선녀 보려 하면 전생의 그대 아닌가.
남관에서 베옷 입은 백면서생 이 몸도
신선인 줄 뉘 알리오.
봄빛 짙은 요지 잔치에서 반도를
도덕질 한 것은 너이건만
그 반도를 내 받았으니 두 사람의 죄 같으니
너와 내와 인간 세상 귀양을 옴이로다.
아득한 중화 땅도 아홉 가닥 연기이고
삼성과 상성이 나뉘었으며
푸른 바다 한없이 넓고 넓어
일대가 은하수 되었구나.
너도 나를 보려 하면 여덟 봉우리 첩첩하고
나도 너를 보려 하면 세 산이 아득하다.
평생에 한이 되고 자나 깨나 원하더니
옥황상제 감동했는지 신선들이 보살폈는지
태을의 연잎배에 돛대를 높이 달아
자라수염에 배를 매고 영주산에 들어오니
아름다운 경치가 펼쳐졌으니
나무는 옥과 같고, 꽃은 기이하다.
풍경도 좋거니와 인연도 더욱 좋다.
얼굴은 연꽃 같고 눈썹은 버들잎 같아
전생에 보았던 그 모습이고
귀밑머리 구름 같고 살갗은 흰 눈이니
세속의 모습이 전혀 없다.
정원루 닭은 달에 월하끈을 잡아내어
앵무새 울고 제비 노래하는 꽃피는 시절
양왕과 무산선녀 사랑하듯 다정하니
인간 세상 사월 팔일 하늘의 칠일이다.
사랑도 끝이 없고 태도도 갖추었구나.
부드러운 가지와 새로 돋은 이파리는
왕경룡의 옥단인 듯
춤추는 옷소매와 가냘픈 허리는
양소유의 적경홍인 듯
눈이 맑고 이마가 넓은 것은 진진이요,
붉고도 아름다운 입술은 빙빙이라
깊은 사랑 고운 태도 비할 데 전혀 없다.
봄날에 푸른 물결 일어나는 깊은 곳에
노는 원앙 떠 있는 듯
붉은 꽃잎 옥 꽃수술 눈부시게 빛나는데
날아가던 벌나비가 머무는 듯
부용 장막 드리우고 달콤한 꿈 이룰 적에
비단 적삼 후려잡고 속삭이며 하는 말씀
청산에서 늙지 말고 녹수에서 장수하세.
전생 차생 굳은 연분 백 년으로 기약하고
후생에 갈지라도 떠나지 마오리라.
너는 죽어 농옥이요, 나는 죽어 자진이라.
나무라면 연리지요, 고기라면 비목어라.
산과 바다에 맹세를 깊이 하고
하늘 정한 아름다운 인연을 믿었더니
새 정이 미흡하여
사랑하다 길 바꿈은 무슨 일인가.
산꿩과 들오리의 도도한 본래 성질
길가의 버드나무 담장 위 꽃 도로 되니
아름다웠던 우리 맹세 뜬구름이 되었으며
사랑도 한바탕 봄날의 꿈이로다.
성안에 한 걸음이면 닿을 수 있으련만
삼천리 약수 되어 멀기만 하니
청산 같은 눈썸과 버들 같은 가는 허리
뉘게 뉘게 교태를 보여주며
금보요와 벽전환은 어디 어디 노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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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조는 아니 오고 두견새 슬피 울 제
여관방의 차가운 등 적막한데
온 가슴에 불이 난다.
이 불을 뒤 끄리오. 임 아니면 끝이 없고
이 병을 뉘 고치리 임이라야 편작이라.
맺힌 마음 외사랑은 아는 점점 깊건마는
무심한 이 임이야, 허랑하고 박정하다.
삼경에 못든 잠을 사경에 겨우 들어
나비처럼 하늘 위로 말을 달려
옛길을 찾아가서
달 같고 꽃 같은 이 반가이 만나보고
천만 시름 역력히 풀어내려 했더니
창 앞의 벽오동에 성기게 오는 빗소리에
삼혼이 흩어지니
지는 달이 아득한데 서너 작은 별뿐이로다.
어화, 내 일이야, 진실로 우습구나.
너도 생각하면 뉘우침이 있으리라.
황옥경에 올라가서
옥황상제께 이승의 일 다 아뢸 제
이 말씀 다 아뢰면 네 죄가 무거우리라.
다시금 생각하며 마음을 돌린 후에
삼생의 인연을 저버리지 말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