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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거족> 줄거리, 김정한

※ 산에 사는 사람들. 마삿등 판자촌에 살고 있는 황거칠 씨는 마을에 수도가 들어오지 않자 직접 산의 물을 끌어다 마을의 물 걱정을 해결한다. 그때 친일로 부를 쌓은 집안의 호동팔이 등장하여 산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재판에서 진 황거칠 씨는 물 사용권을 빼앗겨 버린다. 이어 강제 철거가 시작되고 이 과정에서 울분을 참지 못한 황거칠 씨와 동네 청년들이 경찰에 연행된다. 강제 집행을 방해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나온 황거칠 씨는 새로운 우물을 파기로 하고, 마침내 국유지 산에다 새로운 우물을 파고 수도를 연결한다. 그러나 이것 역시 국유지를 불하받았다는 산 임자가 나타나게 되고 다시금 수도 시설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다. 이를 지키기 위해 황거칠 씨는 다방면으로 노력하게 되고 다시 재판까지 가게 되지만 총..

<황새결송> 줄거리

※ 한글로 쓰인 송사소설로 액자식 구성을 취하고 있으며, 일반적인 고전소설의 형식과는 다르게 해피 엔딩이 아니다. 경상도에 명망 있고 인심 좋은 한 부자가 살았다. 그에게는 패악한 친척이 있었는데 그 친척이 재산의 반을 달라고 하면서 여러가지로 협박과 위협을 하자, 마을 사람들이 부자에게 소송을 하라고 권해 부자는 형조에 소송을 한다. 그런데 패악한 친척이 먼저 관리들에게 뇌물을 바쳐서 결국 부자는 송사에서 패했다. 부자는 그것의 보복으로 형조의 관리들에게 옛날 이야기를 하나 해 준다. 이야기의 제목은 소설명과 동일한 '황새결송.' 뻐꾸기, 꾀꼬리, 따오기가 노래솜씨를 겨루다가 강직하다 소문난 황새에게 재판을 맡기기로 했는데, 따오기가 자기의 솜씨가 밀릴 것 같자 황새에게 뇌물을 바쳐서 황새가 따오기의 ..

<또 다른 고향>, 윤동주

고향에 돌아온 날 밤에 내 백골이 따라와 한 방에 누웠다. 어둔 방은 우주로 통하고 하늘에선가 소리처럼 바람이 불어온다. 어둠 속에서 곱게 풍화작용하는 백골을 들여다 보며 눈물 짓는 것이 내가 우는 것이냐 백골이 우는 것이냐 아름다운 혼이 우는 것이냐 지조 높은 개는 밤을 새워 어둠을 짖는다. 어둠을 짖는 개는 나를 쫓는 것일 게다. 가자 가자 쫓기우는 사람처럼 가자. 백골 몰래 아름다운 또 다른 고향에 가자.

<강호사시가(江湖四時歌)>, 맹사성

원문 현대어 풀이 江湖(강호)에 봄이 드니 미친 興(흥)이 절로 난다. 濁醪溪邊(탁료계변)에 錦鱗魚(금린어)ㅣ 안주로다. 이 몸이 閑暇(한가)ᄒᆡ옴도 亦君恩(역군은)이샷다. 江湖(강호)에 녀름이 드니 草堂(초당)에 일이 업다. 有信(유신)ᄒᆞᆫ 江波(강파)ᄂᆞᆫ 보내ᄂᆞ니 ᄇᆞ람이다. 이 몸이 서ᄂᆞᆯᄒᆡ옴도 亦君恩(역군은)이샷다. 江湖(강호)에 ᄀᆞᄋᆞᆯ이 드니 고기마다 ᄉᆞᆯ져 잇다. 小艇(소정)에 그믈 시러 흘리 ᄠᅴ여 더뎌 두고 이 몸이 消日(소일)ᄒᆡ옴도 亦君恩(역군은)이샷다. 江湖(강호)에 겨월이 드니 눈 기픠 자히 남다. 삿갓 빗기 ᄲᅳ고 누역으로 오슬 삼아 이 몸이 칩지 아니ᄒᆡ옴도 亦君恩(역군은)이샷다. 자연에 봄이 드니 미친 흥이 절로 난다. 탁주를 마시며 노는 시냇가에 싱싱한 물고기가..

<금 따는 콩밭>, 김유정

땅속 저 밑은 늘 음침하다. 고달픈 간드렛불, 맥없이 푸르끼하다. 밤과 달라서 낮엔 되우 흐릿하였다. 겉으로 황토 장벽으로 앞뒤좌우가 콕 막힌 좁직한 구뎅이. 흡사히 무덤 속같이 귀중중하다. 싸늘한 침묵, 쿠더브레한 흙내와 징그러운 냉기만이 그 속에 자욱하다. 곡괭이는 뻔질 흙을 이르집는다. 암팡스러이 내려쪼며, 퍽 퍽 퍼억. 이렇게 메떨어진 소리뿐. 그러나 간간 우수수 하고 벽이 헐린다. 영식이는 일손을 놓고 소맷자락을 끌어당기어 얼굴의 땀을 훑는다. 이놈의 줄이 언제나 잡힐는지 기가 찼다. 흙 한줌을 집어 코밑에 바짝 들여대고 손가락으로 샅샅이 뒤져본다. 완연히 버력은 좀 변한 듯싶다. 그러나 불통버력이 아주 다 풀린 것도 아니었다. 밀똥버력이라야 금이 온다는데 왜 이리 안 나오는지. 곡괭이를 다시 ..

<화산중봉기(華山重逢記)> 줄거리

* 줄거리 김선옥의 조부인 김완국이 간신의 모함을 받아 적소(謫所 귀양지)로 떠나 죽고 가족들은 고향인 안동으로 낙향한다. 고향에서 지내던 중 김선옥은 절에서 수학(修學 학문을 닦음)하게 되는데, 집에 몰래 내려와 보니 부인의 침소(寢所 사람이 잠을 자는 곳) 사창(紗窓)에 남자의 의관 그림자가 비치는 것을 보고 부인이 불륜을 저질렀다고 오해하고 가출하여 정처 없이 길을 떠난다. 이에 부친인 김 처사는 아들을 찾아 주는 사람에게 가산(家産)의 반을 준다고 한다. 그러자 재산을 탐낸 팔촌 김형옥이 김선옥과 용모가 비슷한 인물을 데려오니 모두 반기나 김선옥의 처(이 씨)만은 가짜임을 알아보고 남편이 아니라고 주장하다가 친정으로 쫓겨난다. 이 일은 조정에까지 알려져 임금이 알게 되는데, 이에 임금은 진 어사를..